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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컴뱃 곰주먹 김정균은 탈북파이터 장정혁과 15일에 블랙컴뱃6에서 붙었습니다. 처음에 이 경기는 큰 기대를 모으지 않았는데 탈북파이터가 곰주먹을 무근본 말싸움으로 도발하며 감정싸움을 만들었기에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돌아보면 탈북파이터의 근본 없는 말싸움 도발은 유효한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저 조차도 이 둘의 싸움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으니까요. 둘은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싸움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탈북파이터의 계체 실패. 김이 크게 새기 시작한 싸움

     

    그러나 이 싸움은 김이 새기 시작합니다. 탈북파이터가 계체량을 실패했기 때문인데요. 경기가 나름 이슈몰이에 성공한 상황이라 계체량 실패가 가지는 부정적인 효과는 매우 컸습니다. 이때부터 이 경기가 별로 기대가 안되기 시작했으니까요.
    왜냐하면 곰주먹이 위험을 감수하고 모험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계체량 실패 페널티로 탈북파이터는 라운드마다 1점씩 감점 당하기 때문에 곰주먹이 리스크를 지려고 할지가 의문이었습니다.

    곰주먹은 탈북파이터의 계체량 실패를 확인 후 인터뷰에서 그래도 KO 시킬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과연 그럴까?.."  물론 맞다이를 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반신반의 하며 경기를 보게 됩니다.

     

     

     

    곰주먹이 욕을 먹어야 하는 포인트

     

    그리고 결국 곰주먹은 완벽한 판정승을 준비해서 나오게 되고 탈북파이터의 타격을 받아주지 않고 탈북파이터의 페널티를 적극 활용하여 승리하게 됩니다. 유튜브 댓글에는 곰주먹을 런주먹이라 부르며 비난하는 글들이 이어졌습니다. 

    곰주먹의 경기에 실망한 유튜브 댓글 반응
    곰주먹의 경기에 실망한 유튜브 댓글 반응


    곰주먹이 욕을 먹어야 하는 포인트는 어떤 것일까요? 냉정하게 말해서 맞다이를 피하고 시간을 끈 것 자체가 실망스럽고 멋없는 플레이였던 것 맞지만 이 것이 욕을 먹을 포인트는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경기 전에는 마치 계체량 페널티에 개의치 않고 영혼의 맞다이를 할 것처럼 한 후에 전혀 다른 노잼 경기를 만든 것이 욕을 먹을 포인트라고 생각이 됩니다. 


    곰주먹 팀은 어떤 입장이었을까


    프로 경기는 경기 결과가 제일 중요하지만, 관객 인기도 역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프로선수가 돈을 버는 것은 관객이 경기를 보기위해 돈을 지불하기 때문이죠. 

    이렇다 보니 곰주먹에게는 두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정말 지더라도 타격 맞불을 놓아서 모험을 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굳이 맞다이를 할 필요 없는 상황임에도 화끈한 경기를 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을 것입니다. 만약 KO로 이기기라도 한다면 보통의 경기에서의 KO와는 질적으로 다른 승리를 할 수가 있습니다. 만약 KO로 진다면 미련하지만 남자다운 상남자 파이터의 이미지를 가져갔겠으나 전적은 참담 해졌겠지요. 

    두 번째는 우리가 본 경기입니다. KO만 당하지 않으면 웬만하면 승리할 수 있으니까요. 

    곰주먹은 당연히 팀과 의논해서 결론을 가지고 왔을 겁니다. 경기를 할 때 곰주먹 측 세컨에서는 말려들지 말고 연습한 대로 하라는 말이 흘러나옵니다. 팀 차원에서 그렇게 연습을 해 온 것입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우리가 곰주먹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우리가 곰주먹의 세컨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리스크를 지고 맞다이를 해라고 주문을 할까요? 저라면 현실적으로 판정승을 노리는 방향으로 주문을 하고 급한건 탈북파이터니까 정말 무리하게 들어온다면 카운터를 노려봐라는 정도로 지시 했을 듯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곰주먹이라고 생각을 해봅시다. 판정승을 생각하고 경기에 나왔지만 주먹을 섞어보며 어느정도 간은 볼 것입니다. 근데 간을 봤더니 타격 맞불 놓았다가는 위험하겠다는 걸 느꼈을 겁니다. 제가 봐도 타격에서 탈북파이터가 우위에 있어 보였으니까요. 본인은 더 잘 느꼈겠지요. 

    솔직히 어느 누가 타격 맞불을 놓으면 밀릴 가능성이 높겠다는 것을 직감했고 상대방이 라운드별로 1점씩 감점 당하는 상황에서 맞다이를 하려고 할까요. 물론 그렇게 했으면 상남자 파이터로서는 매우 멋있었겠으나 현실적으로 그러기가 힘들고 그러다가 KO를 당하면 누군가는 미련하다고 하겠지요. 대다수는 졌지만 멋있다라고 했을 것 같긴 합니다.

     

     

    곰주먹과 탈북파이터에게 아쉬운 점들

     

    곰주먹이 차라리 승리 인터뷰에서 조금 더 솔직했으면 어땠을까 하네요. 관객들에게 화끈한 경기 못 보여줘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판정에서 유리한 상황이다 보니 리스크를 지기보다 안전하게 싸우게 되었다. 이 점에 실망하신 분들께 사과드리고 다음 경기에서는 화끈한 경기로 보답하겠다.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탈북 파이터는 여유가 없는 상황인데 웃으면서 글러브 터치나 계속해서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엉덩이나 때리고 있을게 아니라 계체량 실패한 상황이면 카운터 맞고 ko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물고 들어가서 ko 시키겠다는 식으로 플레이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어차피 가만있으면 지는 경기니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게 맞습니다. '이래서 지나 저래서 지나' 하는 생각으로 무리하게라도 들어가서 승부를 보는 게 맞다고 생각이 됩니다. 장난칠 시간이나 여유는 없었습니다.

     

     

     

    원인을 제공한 측이 백번 잘못한 일 

     

    그래서 저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경기를 보면 탈북파이터 측 세컨 보시는 분이 곰주먹은 시간만 끌고 판정 갈거다며 은근히 비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관객들은 그렇게 비난할 수 있지만 상대 팀은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는 재미없는 경기를 한 곰주먹에게 화가 나있지만 그 재미 없는 경기가 만들어진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테니까요. 

     

     

     

    한줄평을 하자면..



    목이 안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주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더 적극적으로 팠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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